노벨 화학상, 카강·소아이 — '왼손·오른손 분자'가 스스로 한쪽으로 쏠리는 비밀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0월 7일 2026년 노벨 화학상을 프랑스의 앙리 카강(95, 파리쉬드대 명예교수)과 일본의 소아이 겐소(도쿄이과대)에게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공적은 '비대칭 유기합성에서 비선형 효과와 자가촉매의 발견'. 상금 1,200만 크로나(약 16억 원)를 나눈다. 많은 분자는 왼손과 오른손처럼 거울상 쌍(키랄성)으로 존재하는데, 카강은 촉매의 순도와 생성물의 순도가 비례하지 않는 '비선형 효과'를, 소아이는 반응 생성물이 스스로 촉매가 되어 아주 작은 한쪽 치우침을 거의 100%로 키우는 '자가촉매 반응(소아이 반응)'을 발견했다.
생명체는 아미노산은 왼손형, 당은 오른손형만 쓴다. 왜 한쪽만 남았는지는 100년 넘은 수수께끼였다. 소아이 반응은 '처음의 아주 작은 치우침이 스스로 증폭된다'는 걸 실험으로 보여 준 거의 유일한 사례라, 생명의 기원 가설에 화학적 근거를 줬다. 산업적으로는 약의 거울상 이성질체(한쪽은 약, 한쪽은 독인 경우가 있다)를 순수하게 만드는 기술의 뿌리다.
당장은 없다. 다만 '노벨상 = 최신 기술'이 아니라 수십 년 전 발견이 뒤늦게 인정받는 패턴이 올해 과학상 셋(광유전학·아이스큐브·비대칭 자가촉매)에 공통이다. 95세 수상자는 그 패턴의 극단이다.
유기화학의 교과서 장(章) 하나를 만든 발견이다. 생명 기원이라는 큰 질문에 실험으로 답한 드문 경우.
의약 합성에 직접 쓰이는 노요리·샤플리스의 2001년 상과 비교하면 응용 거리가 멀다는 평가도 있을 수 있다.
오늘 기억할 문장은 '아주 작은 치우침이 스스로 커진다'다. 화학 실험실 이야기지만, 생명이 왜 왼손잡이인지에 대한 가장 그럴듯한 답이기도 하다. 왕립과학원 원문 설명이 번역되면 내일 호에서 다시 정리한다.
데일리드롭 제3호 · 2026년 10월 7일 수요일 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