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에 캐나다 시인 앤 카슨. 소감은 “다들 미쳤네요”
스웨덴 한림원은 8일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캐나다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번역가 앤 카슨(76)을 발표했다. 선정 이유는 고전 전통과 유희적으로 대화하며 현대문학의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 낸 대담하고 창의적인 작품 세계다. 카슨은 고대 그리스 문학을 연구·강의해 온 고전학자로, 시·산문·번역·공연을 넘나든다. 대표작은 『에로스, 달콤씁쓸한(Eros the Bittersweet)』, 『빨강의 자서전(Autobiography of Red)』, 오빠를 애도한 『녹스(Nox)』 등이다. 발표 당시 아이슬란드에 있던 그는 소감을 묻자 “다들 미쳤네요”라고 답했다. ANSA통신은 그가 상금을 기부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엘 문도는 시인의 수상이 2020년 루이즈 글릭 이후 처음이라고 짚었다.
노벨문학상은 2년 전 한강 수상 이후 한국 독자에게 훨씬 가까운 상이 됐다. 카슨은 장르를 섞고 고전을 지금의 언어로 다시 쓰는 작가다. 한림원이 소설 대신 경계에 선 시인을 고른 것은 ‘문학의 형식’ 자체를 평가한 선택으로 읽힌다.
한강은 『녹스』에 “사무치게 진실한 것”이라는 추천사를 썼다(한겨레). 국내에 번역된 카슨의 책이 있으니 서점가 수요가 늘 가능성이 크다. 처음 읽는다면 짧은 시와 산문이 섞인 책부터 권하는 평이 많다.
고전과 현대를 잇는 작업은 번역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옮기는 일이다. 한림원이 대중성보다 형식의 혁신을 고른 것은 상의 본래 취지에 맞다.
카슨은 영미권 문단의 오래된 유력 후보였다. ‘새로운 형식’이라는 평가와 달리, 결과적으로는 또 한 명의 영어권 작가가 받았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카슨의 소감은 짧았고 농담 같았다. 그 짧음이 그의 시와 닮았다. 엘 문도 인터뷰에서 그는 모두가 바쁜 지금은 시가 산문보다 쓸모 있다고 했다. 7분짜리 1면을 만드는 우리에게도 들리는 말이다. 오늘 오후 6시에는 평화상이 발표된다.
데일리드롭 제5호 · 2026년 10월 9일 금요일 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