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9일 2026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나비(나바네템) 필라이(85)를 발표했다. 남아공 출신 법률가로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ICC 재판관을 지냈고 현재 ICJ 임시 재판관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위원회가 국제법 기관을 강화한 공로를 꼽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는 위원회가 미국의 ICC 제재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수상을 비난했다. 로이터는 미국이 수상 몇 시간 뒤 ICC에 제재를 가했다고 단독 보도했고, NHK는 미 재무부가 ICC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전했다. 제재 대상 지정의 구체적 효력은 보도마다 다르게 정리돼 있어 확인 중이다.
미국은 8월 아카네 도모코 ICC 소장을 제재했고, 이번에는 기관 자체를 겨눴다. 전쟁범죄를 재판하는 국제 법정이 주요국의 제재를 받으면 수사와 재판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같은 날 러시아가 네덜란드 등에 아카네 소장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NHK·재팬타임스). 국제법 기관이 양쪽에서 압박받는 모양이다.
한국은 ICC 가입국이다. 직접 영향은 크지 않지만, 한미 관계에서 국제법 문제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일본 총리가 우려를 밝혔듯 미국의 동맹국들이 입장을 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전쟁범죄를 심판하는 국제기구를 지켜야 한다. 상은 그 신호이고, 제재는 정치적 보복이다.
ICC는 미국과 이스라엘 같은 비가입국에 관할권을 주장해 왔다. 미국은 이를 주권 침해로 본다. 시상 시점과 제재를 하나로 묶어 읽는 것은 과도하다는 반론이 가능하다.
상이 제재를 막지는 못한다. 상을 받은 날 제재가 나왔다는 사실만 남는다. 다음에 볼 것은 두 가지다. 제재가 ICC 직원 개인의 계좌와 비자를 넘어 재판소 운영까지 막는지, 유럽 각국이 공식 입장을 내는지. 확인되지 않은 것은 시점의 인과다.
워싱턴포스트(위원회 수상 이유, 10/9) · 연합뉴스(수상자 약력·소감·이스라엘 반응, 10/9) · 로이터(ICC 제재 단독, 10/9) · NHK(재무부 발표, 10/9) · 아사히신문(다카이치 총리 우려, 10/10) · 포브스(트럼프 재게시, 10/9)
노벨 평화상에 남아공 출신 나비 필라이. 몇 시간 뒤 미국은 국제형사재판소를 제재했다
국제법 기관을 지키라는 상이 나온 날, 미국 재무부는 그 기관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한국 증시는 어제 한글날로 쉬었다
9일(현지시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한국시간 오후 6시, 올해 노벨 평화상을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법률가 나비 필라이(85)에게 준다고 발표했다. 인도계 혈통으로도 알려졌다(민트·힌두스탄타임스).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을 지냈고 지금은 국제사법재판소(ICJ) 임시 재판관이다(연합뉴스·로이터).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위원회는 국제법 기관을 강화한 공로를 꼽았다. 연합뉴스는 위원회가 미국의 ICC 제재도 비판했다고 전했다. 올해 상은 2년 연속 여성이 받았다. 필라이는 상을 국제범죄 생존자들에게 바친다고 했고, 박수를 더 치면 트럼프 대통령과 상을 나눠야 한다는 농담도 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용기에 대한 찬사”라고 반겼다. 남아공 수상자는 만델라 이후 33년 만이다. 유엔도 인권을 위한 신호라며 축하했다(한델스블라트).
반응은 곧바로 갈렸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괴벨스가 환호할 것”이라며 수상을 비난했다(연합뉴스·경향신문).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이 상을 받고 싶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혀 왔다(연합뉴스). 포브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상자를 “미국과 이스라엘을 미워하는 사람”이라 부른 글을 다시 올렸다고 전했다. 같은 날 미 재무부는 ICC 자체를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발표했다(로이터 단독·NHK). 미국은 8월 아카네 도모코 ICC 소장을 제재한 데 이어 기관 전체로 압박을 넓혔다. 러시아도 아카네 소장 등의 신병을 네덜란드에 넘기라고 요구했다(NHK·재팬타임스). 슈피겔은 필라이가 가자 지구에서의 이스라엘 행동을 비판해 온 인물이라고 짚었고, 멕시코 엑스판시온은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불편해할 수상이라고 평했다. 다카이치 일본 총리는 일본의 입장과 양립하지 않는다며 깊은 우려를 밝혔다(아사히). 판사 출신이 상을 받은 날 그 재판소가 제재를 받은 셈이라 두 사건은 함께 읽힌다. 다만 제재 시점이 수상과 연관됐는지, 제재의 구체적 범위는 어떤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도 ICC 가입국이라 남의 일만은 아니다. 주말에는 ICC와 유럽 각국의 반응이 볼 지점이다.